바람결의 흰 숨을 두른 포식자, 유티란누스 훠리
유티란누스 훠리는 차가운 시간의 결 위에 새겨진, 낮고 긴 울림 같은 이름입니다. 2012년 쉬(Xu)와 동료들이 이 이름을 세상에 올렸을 때, 오래 잠들어 있던 한 계절의 숨결도 함께 깨어났습니다. 그 이름은 거칠게 선언되기보다, 북쪽 대지의 바람처럼 천천히 곁으로 스며드는 모습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금의 중국 베이피아오를 감싸던 옛 지층으로 시선을 옮기면, 바레미아절에서 압티아절로 이어지는 129.4 ~ 113 Ma의 시간이 서늘한 안개처럼 펼쳐집니다. 그 땅의 공기는 조용하지만 묵직하고, 흙은 수많은 생명이 스쳐 간 체온을 오래 품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유티란누스 훠리는 한순간의 등장이 아니라, 오래 눌린 시간 끝에 드러난 장면으로 읽힙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유티라누스라는 계통이 보여 준 몸의 문법은 단지 사냥의 효율만이 아니라, 끝내 살아남기 위한 고단한 조율로 전개됩니다. 형태의 선택 하나하나는 밀어붙이는 힘과 물러서며 간격을 재는 신중함 사이에서 다듬어졌을 모습입니다. 어쩌면 그 정교함은 변덕스러운 환경을 견디기 위해, 세대마다 조금씩 고쳐 쓴 생존의 문장이었겠습니다.
유티란누스 훠리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시기, 같은 권역을 나눈 리케라톱스 얀지곤시스와 프싣타코사루스 루쟈투넨시스는 베이피아오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거리와 층위를 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유티란누스 훠리의 긴장 속에서도 누군가는 방어와 회피의 리듬으로, 누군가는 틈새 자원을 따라 비켜 가며 하루를 이어 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관계는 거친 충돌의 서사보다, 서로의 자리를 읽고 조심스레 나눠 가진 균형의 장면에 더 가깝습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존재를 전하는 흔적이 단 한 건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의 긴 역사 속에서 겨우 건네진 희귀한 증언입니다. 아직 동선의 세부와 마주침의 순간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바로 그 여백이 다음 발굴의 새벽을 더 또렷하게 기다리게 합니다. 여전히 잠든 돌 한 장이 열리는 날, 유티란누스 훠리의 하루는 지금보다 깊고 따뜻한 장면으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