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틈에 남은 낮은 숨결, 안트로데무스 술카투스
안트로데무스 술카투스라는 이름은 바위결 사이를 스쳐 가는 포식의 기척처럼 낮고 길게 울립니다. 1896년 Marsh가 건넨 이 호명은 한 종의 윤곽을 넘어, 오래된 지층이 품은 긴장까지 함께 일깨우는 울림입니다. 그리고 그 울림은 알로사루스 계통의 거친 맥박 위에서 조용히 전개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늦은 쥐라의 공기는 무겁고도 느리게 흐르며, 티토니아절의 결을 대지 위에 길게 드리웁니다. 미국 Montezuma에서 가까운 혈통의 그림자가 떠오를 때, 이 이름 또한 같은 시대의 바람을 멀리서 나누었으리라 그려집니다. 비로소 풍경은 한 점의 화석이 아니라, 시간이 쌓아 올린 숨의 층으로 다가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같은 알로사루스로 묶인다는 사실은 닮음을 말하지만, 살아남는 방식은 늘 미세한 선택에서 갈립니다. 체형 운용과 서식 전략의 작은 차이는 하루의 사냥과 밤의 휴식을 전혀 다른 리듬으로 바꾸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안트로데무스 술카투스의 몸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버틸 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조용히 다듬어졌던 모습입니다. 안트로데무스 술카투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알로사루스 루카시는 가까운 계통의 이웃으로 불리지만, 둘의 무대가 완전히 포개졌다고 서둘러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긴장은 정면의 충돌보다, 서로의 동선을 존중하며 비켜 가는 섬세한 거리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쪽이 물러서면 다른 쪽이 지나가는 그 박자 속에서, 평원은 파괴보다 균형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이름 곁에는 아직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흔적의 정적이 오래 머뭅니다. 그래서 안트로데무스 술카투스는 빈칸이 아니라, 지구의 긴 역사에서 좀처럼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 희귀한 증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지층은 마지막 장을 닫지 않았고, 미래의 발굴은 이 조용한 이름에 다시 체온을 돌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