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발자국을 품은 이름, 아르칸사루스 프리다
아르칸사루스 프리다는 먼 시간의 들판에서 낮게 호흡하던 존재로, 이름만으로도 땅의 결을 들려줍니다. 2018년 Hunt와 Quinn이 건넨 이 호명은, 오래 잠들어 있던 한 걸음의 울림을 오늘로 데려오는 순간처럼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알비아절의 Sevier, 미국의 지층에는 113 ~ 100.5 Ma의 계절이 겹겹이 눌려 있었고, 공기는 느리게 평원을 훑어 갔을 것입니다. 그 시간의 무게 속에서 아르칸사루스 프리다는 거대한 소란보다 오래 남는 걸음으로 풍경을 건넜고, 어쩌면 빛과 그늘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던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아르칸사루스 계통으로 이어진 그의 체형 설계는 화려한 과시보다 생존의 효율을 향해 다듬어졌고, 그 선택은 세월 속에서 조용히 단단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몸의 문법은 누군가를 밀어내기보다 자신의 길을 끝까지 지켜 내는 쪽으로 전개되며, 매번의 이동은 살아남겠다는 깊은 결심처럼 이어졌을 것입니다. 드로마사루스 알베르텐시스와 아르칸사루스 프리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알비아절 Sevier 권역에서 드로마사루스 알베르텐시스와 에람뱌 카롤조네사의 그림자가 겹쳐질 때, 평원은 충돌의 장면보다 거리의 미학으로 채워졌습니다. 아르칸사루스 계통과 드로마에오사우루스 계통은 처음부터 체형 철학이 달랐기에, 시선은 스치되 동선은 서로를 존중하며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아르칸사우루스와 에올람비아의 서로 다른 분류 문법은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달리 세우게 했고, 같은 땅에서도 각자의 반경을 지키는 균형으로 이어졌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붙드는 화석의 흔적이 단 한 번 남아 있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간신히 보존해 낸 희귀한 서명입니다. Taxon 370064라는 작은 표식 뒤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시간이 숨 쉬고 있으며, 여전히 다음 발굴은 그의 하루를 더 또렷하게 밝혀 줄 수 있습니다. 비로소 아르칸사우루스 프리다는 완결된 초상이 아니라, 미래가 천천히 채워 갈 다큐멘터리의 다음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