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층의 낮은 숨결, 바르로사사루스 카사믹에래
바르로사사루스 카사믹에래라는 이름은 오래된 바람 속에서도 천천히 남는 울림을 품고 있습니다. 2009년 살가도와 코리아가 이 이름을 세웠을 때, 한 생명의 시간은 비로소 현재로 걸어 나왔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아르헨티나 네우켄의 지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캄파니아절의 열기와 마스트리흐트절의 긴 그림자가 한 장면처럼 이어집니다. 그 시간의 폭은 83.5 ~ 70.6 Ma, 너무 길어서 오히려 한 존재의 숨결이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바르로사사우루스 계통의 몸의 설계와 방어의 방향은, 그 땅의 압력에 맞추어 다듬어진 오래된 문장처럼 읽힙니다. 어쩌면 화려함보다 지속을 택한 선택들이 하루를 버티게 했고, 그리하여 다음 계절로 건너가게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존재의 형상은 밀어붙이기보다 견디며 지나가는 생존의 태도로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캄파니아절의 바르로사사루스 카사믹에래, 공존의 균형
같은 네우켄, 같은 캄파니아절의 하늘 아래 아카사우루스 가르리되와 무루스랍토르 바르로샌시스 또한 저마다의 길을 그렸습니다. 서로는 한 평원을 독차지하기보다, 체형과 방어의 출발점이 다른 만큼 동선과 타이밍을 달리하며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풍경은 충돌의 소음보다, 팽팽한 균형 위에서 이어진 공존의 리듬으로 전개됩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남겨진 흔적이 단 하나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의 긴 서사가 어렵게 건네온 희귀한 증언입니다. 여전히 네우켄의 더 깊은 층에는 잠든 조각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비로소 언젠가 그 조각들이 깨어날 때, 바르로사사루스 카사믹에래의 생애는 한층 더 길고 선명하게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