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평원의 저녁별, 파나메리칸사루스 스크뢰데리
파나메리칸사우루스 스크뢰데리는 늦은 백악기의 바람을 등에 얹고, 남아메리카의 깊은 시간 위를 지나간 존재로 떠오릅니다. 짧게 남은 흔적일수록 더 길게 울리고, 그 울림은 한 생명의 생애를 넘어 고대 생태계의 호흡으로 번져 갑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넘어가던 83.5 ~ 66 Ma의 느린 저녁빛 아래, 아르헨티나 네우켄의 지층은 계절과 바람의 무게를 차곡히 품고 있었습니다. 그 땅을 건너던 파나메리칸사우루스의 시간은 요란한 돌진이라기보다, 오래 이어지는 리듬처럼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파나메리칸사루스 계통이라는 출발점은 정해진 답안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 다시 써 내려간 생존의 문법이었습니다. 몸의 짜임과 방어의 결은 한순간의 과시보다 오래 버티는 균형 쪽으로 다듬어졌고, 그리하여 이 생명은 환경과 조용히 협상해 온 모습입니다.
캄파니아절의 파나메리칸사루스 스크뢰데리, 공존의 균형
같은 네우켄의 시공에서 아카사루스 가르리되와 바르로사사루스 카사믹에래가 곁을 스쳤을 가능성은, 이 평원이 단 하나의 주인만 허락하지 않았음을 들려줍니다. 파나메리칸사우루스 계통과 아우카사우루스 계통은 기본 체형과 방어의 출발점부터 달랐기에, 어쩌면 서로의 거리와 동선을 존중하며 비켜갔을 것입니다. 또한 바르로사사우루스와는 이동과 경계의 우선순위가 다르게 흘러, 같은 무대 위에 서로 다른 생존의 박자가 함께 놓였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종이 남긴 화석 흔적은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낸 희귀한 증거이며, 그래서 작은 조각 하나도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페이지처럼 묵직합니다. 2010년 Calvo와 Porfiri가 이름을 붙인 뒤에도, 네우켄의 지층은 아직 말해지지 않은 장면을 품고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침묵에 새 문장을 더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