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설의 볏을 품은 추적자, 크리올로포사우루스
크리올로포사우루스라는 이름은 차가운 대지 위에서 끝내 먹잇감을 놓치지 않던 숨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쥐라기 전기, 이 존재는 생존의 박동을 몸에 새긴 채 자신의 계통을 조용히 펼쳐 보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층은 한 번의 계절이 아니라 오래 눌린 세월의 무게로 갈라지고, 그 틈에서 한 포식자의 발자국이 서서히 떠오릅니다. 그 무대는 시네무르절에서 플린스바키아절로 이어지는 199.3 ~ 182.7 Ma의 시간대, 그리고 AA라 불리는 땅의 침묵 속에서 전개됩니다. 바람은 오래전 사라졌지만, 그때의 긴장감만은 아직도 표면 가까이에 남아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크리올로포사우루스 계통의 몸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포식자로 살아남기 위해 힘과 균형을 조율한 오랜 선택의 결과로 그려집니다. 사냥의 순간마다 에너지를 어디에 쏟고 언제 물러설지를 가르는 체형의 문법이, 그 생을 고단하지만 정교하게 이끌었을 것입니다. 메가로사루스 티베텐시스와 크리올로포사우루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쥐라기 전기의 계절권에서 메가로사루스 티베텐시스와는 포식자의 자리를 공유했으되, 사냥의 타이밍과 동선을 달리하며 서로의 영역을 비켜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루페느고사루스 훼네와는 애초에 체형 설계의 철학이 다른 만큼, 같은 기후와 식생의 압력 속에서도 다른 리듬으로 하루를 나눠 가졌을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경쟁은 파괴가 아니라 균형으로 번지고, 평원은 여러 생존 방식이 함께 버티는 무대로 남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은 화석은 단 한 건이며, 그래서 이 이름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둔 희귀한 장면으로 빛납니다. 1994년 Hammer · Hickerson이 붙인 이름은 문을 열었을 뿐, 분류 번호 64372 뒤편의 이야기들은 아직 지층 깊은 곳에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어쩌면 다음 발굴은 이 고요한 여백을 천천히 채우며, 우리가 상상하던 생태계의 온도를 더 선명하게 들려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