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고원 바람에 새겨진 느린 맥박, 루페느고사루스 캉뒌시스. 루페느고사루스 캉뒌시스라는 이름은, 오래된 땅이 한 생명의 걸음을 끝내 놓치지 않았다는 조용한 선언처럼 들립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쥐라기 전기의 Xizang(중국)에서는 하늘과 지층 사이로 긴 시간이 숨을 고르고, 201.3 ~ 174.1 Ma의 막이 천천히 펼쳐집니다. 비로소 그 무대 위에서 이 계통의 그림자는 서두르지 않는 걸음으로 스쳐 지나가며, 풍경 자체를 더 오래된 리듬으로 바꾸는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루페느고사루스 계통의 몸 설계는 힘을 한곳에 몰아붙이기보다 이동과 버팀을 함께 품는 쪽으로 다듬어졌고, 그 선택은 하루를 견디는 생존의 문장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골격의 균형은 위협과 기회가 엇갈린 땅에서 무리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오래된 타협이었을 것입니다. 루페느고사루스 캉뒌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시기 같은 Xizang(중국)의 땅에서 다마라사루스 막누스와 루페느고사루스 캉뒌시스는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다른 보폭으로 길을 나눠 가졌을 가능성이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메가로사루스 티베텐시스라는 거대한 이웃이 드리운 긴장 속에서도, 서로는 동선과 층위를 조심스레 비켜 쓰며 한 평원을 함께 완성해 갔습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이름이 세상에 불린 것은 1985년이지만, 남겨진 흔적은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낸 희귀한 증언이라서 오히려 더 깊은 침묵을 남깁니다. 여전히 Xizang의 돌틈 어딘가에는 아직 깨어나지 않은 페이지가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여백에 따뜻한 다음 문장을 써 넣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