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남은 긴 호흡, 진즈후사루스 야느기
진즈후사루스 야느기라는 이름은 한 생명의 윤곽이 아니라, 오래된 대지에 스며든 체온처럼 다가옵니다. 2001년 Wang과 Xu가 이 이름을 세상에 올렸을 때, 비로소 침묵하던 지층의 한 장면이 천천히 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중국 Yixian에는 얇은 안개와 고요한 먼지가 번갈아 내려앉고, 땅은 바레미아절에서 압티아절로 이어진 125.45 ~ 122.46 Ma의 무게를 품은 채 숨을 고릅니다. 그리하여 한 발자국 늦게 도착한 우리 눈앞에, 진즈후사루스 야느기의 무대가 오래된 파문처럼 열립니다. 연대와 장소는 표지판이 아니라, 시간의 결이 만들어 낸 서막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존재를 떠올릴 때 핵심은 거창한 장식이 아니라, 몸의 비율과 무게중심을 어떻게 다루었는가에 있습니다. 같은 압력이 밀려오던 환경에서도 그 선택은 단 하나가 아니었고, 살아남기 위한 자세는 매 순간 미세하게 조율되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진즈후사루스라는 계통의 방식은 빠른 결정보다 오래 버티는 리듬에 가까웠고, 생존은 그렇게 조용한 기술로 쌓여 갔습니다.
진즈후사루스 야느기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시기 같은 Yixian 권역에서 프싣타코사루스 루쟈투넨시스는 또 다른 보폭으로 평원을 스쳐 갔고, 서로는 같은 땅을 두고도 동선을 섬세하게 갈라 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분류의 뿌리가 다른 두 존재는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다르게 세웠고, 그 차이는 정면의 충돌보다 절묘한 비켜섬을 만들었겠습니다. 쟈냔훠롱 테느기와 나란히 놓아 보아도 장면은 비슷합니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 운영이 갈리면서, 같은 압력 앞에서도 각자의 선택지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펼쳐졌을 모습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우리에게 닿은 흔적이 단 한 차례의 화석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가 쉽게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진즈후사루스 야느기는 완결된 인물이 아니라, 아직 다음 장을 기다리는 서사의 첫 문단처럼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Yixian의 땅 어딘가에는 이 이름의 숨은 호흡을 이어 줄 조각이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여백을 더 깊고 따뜻하게 밝혀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