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사루스 파랴시(Patagosaurus fariasi)는 목과 꼬리를 길게 뻗어 쥐라기 중기의 낮은 숲을 천천히 훑던 거대한 초식동물이다. 아르헨티나 추부트에서 나온 재료를 보면 몸통은 두껍고 다리는 기둥처럼 단단해, 속도보다 안정적인 보행에 맞춰진 체형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긴 목보다 먼저 보이는 몸통의 버팀력
이 계통의 초기 용각류들은 완성형 거대종처럼 극단적으로 가볍게 다듬어진 척추까지는 가지 않았고, 파타고사루스도 그 중간 단계를 보여 준다. 갈비뼈와 몸통 비율을 같이 보면 한 번에 많은 식물을 처리하고 오래 소화하는 쪽에 무게를 둔 생태로 읽힌다. 같은 지역의 아믹다로돈과 비교하면 체중 지지 방식이 더 정돈된 편이라, 넓은 범위를 꾸준히 이동하는 데 유리했을 것으로 본다.
추부트 생태계에서의 느린 우위
토아르시안절에서 바조시안절에 걸친 추부트는 대형 초식공룡과 중형 포식공룡이 함께 있던 공간이었고, 파타고사루스는 그 안에서 크게 먹고 오래 버티는 전략을 택한 쪽에 가깝다. 콘도르랍토르 같은 포식자와 비교하면 순간 가속은 떨어졌겠지만, 성체 체급이 주는 억제 효과는 분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 공룡의 핵심은 화려한 무기가 아니라, 큰 몸을 안정적으로 굴리는 골격 설계 자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