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협곡의 은밀한 걸음, 발사루스 만실래
발사루스 만실래라는 이름은 2019년, Calvo와 Gonzalez Riga의 손끝에서 비로소 세상에 불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이 가리키는 시간은 훨씬 깊고 오래되어, 남쪽 대륙의 먼 숨결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아르헨티나 Neuquen의 지층은 투로니아절에서 산토니아절로 넘어가는 93.5 ~ 85.8 Ma의 길이를 천천히 펼쳐 보입니다. 그리하여 이 공룡의 등장은 한 장면의 번쩍임이 아니라, 오래 눌린 시간 위로 조용히 떠오르는 실루엣으로 다가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발사루스라는 계통의 이름은 살아남는 방식이 처음부터 다른 결로 짜였음을 암시합니다. 어쩌면 그 몸의 설계는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섬세하게 갈라, 거친 환경 속에서도 하루를 건너기 위한 다정하고도 고단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투로니아절의 발사루스 만실래, 공존의 균형
같은 투로니아절의 Neuquen에는 메가랍토르 나문훅이와 아나비세탸 살디비도 함께 숨 쉬었습니다. 서로는 정면으로 모든 공간을 다투기보다, 각자의 체형과 방어 방식이 허락한 동선을 나누며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 평원의 긴장감은 충돌의 소음보다, 거리를 읽고 자리를 양보하는 정교한 균형으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름 뒤에 남은 흔적은 PBDB에서 단 1건, Taxon 379936이라는 아주 희귀한 자취입니다. 그 적음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가까스로 우리에게 건넨 귀한 증언처럼 빛납니다. 여전히 Neuquen의 깊은 층에는, 발사루스 만실래의 다음 장면을 깨울 시간이 잠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