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번지는 은빛 발자국
강바람의 이백 번째 숨결, 비켄테나랴 아르겐티나. 이 이름은 2012년 Novas 외의 손에서 세상으로 건너왔고, 오래된 지층은 그 부름을 조용히 품고 있습니다. 비켄테나랴 아르겐티나는 거대한 함성보다 오래 남는 잔향처럼, 한 시대의 호흡을 낮고 깊게 전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세노마니아절에서 투로니아절로 넘어가던 99.6 ~ 93.5 Ma, 오늘의 아르헨티나 Rio Negro 땅은 바람과 퇴적의 결이 천천히 포개지던 무대였습니다. 그리하여 시간은 모래 알갱이 사이에 생명의 발걸음을 눌러 두었고, 우리는 그 눌림의 결을 따라 비켄테나랴의 하루를 더듬게 됩니다. 장소와 시대는 표지판처럼 서 있지 않고, 숨결처럼 배경에 스며든 채 서사를 열어 줍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비켄테나랴 계통이라는 뿌리는 몸의 철학이 처음부터 하나의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았음을 조용히 증언합니다. 어쩌면 그 체형의 설계는 힘을 과시하기보다 지형과 순간의 틈을 읽어 살아남으려는 선택으로 전개됩니다. 진화는 완성된 답안이 아니라, 매 계절 다시 써 내려가는 생존의 문장임을 이 작은 계통이 들려줍니다. 알나세트리 케르로포리켼시스와 비켄테나랴 아르겐티나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세노마니아절의 Rio Negro에서 알나세트리 케르로포리켼시스와 아니랍토르 리베르타템의 그림자도 나란히 어른거립니다. 서로는 전장을 향해 돌진하기보다, 다른 체형 설계와 다른 분류의 뿌리를 따라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달리 세우며 평원을 나누었을 모습입니다. 비로소 공존의 풍경은 충돌의 소음보다 정교한 거리 두기 속에서 완성되고, 그 균형 위에 하루의 호흡이 함께 놓여 있었겠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남겨진 흔적이 단 한 갈래라는 사실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아껴 둔 희귀한 증언입니다. PBDB의 한 점 화석 흔적과 Taxon 244994라는 표식은 문을 닫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은 복도로 우리를 이끕니다. 여전히 Rio Negro의 지층 어딘가에는 다음 장면이 잠들어 있으며, 미래의 발굴은 이 조용한 이름을 더 넓은 하늘로 다시 불러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