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선 칼빛의 순례자, 궈리코 시니
모래와 바람이 번갈아 지배하던 남반구의 오래된 평원에서, 궈리코 시니는 한 줄기 긴장처럼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이름은 거대한 침묵 속에서도 생존의 리듬을 잃지 않았던 존재를, 낮은 숨결로 우리 곁에 다시 불러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아르헨티나 Rio Negro의 지층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세노마니아절에서 코니아시안절에 이르는 99.6 ~ 89.3 Ma의 시간이 천천히 펼쳐집니다. 그 시간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발자국 하나에도 계절의 압력과 생명의 결단이 스며들던 무대였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궈리코라는 계통의 몸짓은 같은 땅의 다른 이웃들과 똑같은 답을 고르지 않으며, 자신에게 맞는 간격과 속도를 다듬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해부학의 선택들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오래 버티기 위한 절제였고, 그래서 더 조용하고도 집요한 생존의 문법으로 남습니다.
세노마니아절의 궈리코 시니, 공존의 균형
같은 세노마니아절의 Rio Negro에서 알나세트리 케르로포리켼시스와 아니랍토르 리베르타템은 궈리코 시니와 시야를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정면으로 소모되기보다, 서로 다른 체형과 거리 감각으로 동선을 비켜 가며 한 평원의 균형을 지켜냈던 모습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존재는 2016년 Apesteguia와 동료들의 손에서 이름을 얻었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흔적은 단 한 차례의 화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 희소함은 빈자리라기보다 지구가 어렵게 건네는 귀한 여백이며, 미래의 발굴이 그 침묵 다음 문장을 끝내 들려줄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