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람을 견디는 방패의 순례자, 도느갸느고펠타 야느갸넨시스
도느갸느고펠타 야느갸넨시스라는 긴 이름은, 갑옷 같은 시간의 결을 어깨에 얹은 채 조용히 다가옵니다. 2013년 Chen 외가 붙인 이 이름은 낯선 음절에 숨을 불어넣으며, 오래 잠들어 있던 생의 체온을 다시 깨웁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름 앞에서, 아직 다 읽히지 않은 계절의 무게를 가만히 마주하게 됩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중국 Zhejiang의 땅은 알비아절에서 세노마니아절로 천천히 넘어가며 113 ~ 93.9 Ma의 바람을 층층이 품어 왔습니다. 비로소 그 지층을 따라 시선을 낮추면, 마른 흙 냄새와 무거운 습기 사이로 도느갸느고펠타의 발걸음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이 풍경은 숫자보다 먼저 호흡으로 말을 거는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도느갸느고펠타 계통의 체형과 방어 구조는 화려함보다 버팀의 편에 서서, 살아남는 하루를 위해 다듬어진 선택처럼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몸의 윤곽은 위협을 과시하기보다 위험을 흘려 보내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단단한 형태는 거친 계절을 건너기 위한, 가장 조용하고도 성실한 결심이었을 것입니다.
알비아절의 도느갸느고펠타 야느갸넨시스, 공존의 균형
같은 알비아절의 공기 속에서 아르카케라톱스 오시매와 보레로사루스 이마니는 가까운 권역을 나누어 숨 쉬던 이웃으로 떠오릅니다. 아르카케라톱스 계통과 도느갸느고펠타 계통은 체형과 방어의 출발점이 달라, 한 공간에서도 층위와 동선을 달리하며 서로를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보레로사루스 이마니 역시 거리 운영의 감각이 달랐기에, 평원 위의 긴장은 충돌보다 정교한 간격으로 오래 유지되었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아 있는 화석 흔적이 단 한 차례라는 점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의 긴 역사 속에서 드물게 허락된 희귀한 증언입니다. 그래서 도느갸느고펠타 야느갸넨시스의 초상은 완결된 결말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장을 품은 채 조용히 이어집니다. 훗날 Zhejiang의 지층이 다시 입을 열면, 오늘의 여백은 가장 선명한 문장으로 돌아올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