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붉은 지층의 새벽 사냥꾼, 헤르레라사루스 이스키궈라스텐시스라는 이름은 바람 마른 평원 위에 낮고 길게 울립니다. 1963년 Reig가 붙인 이 호명은, 한 시대의 숨결을 오늘까지 건네는 작은 횃불처럼 남아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트라이아스기 후기 237 ~ 201.3 Ma, 지금의 아르헨티나 San Juan와 Valle Fertil 일대에는 열기와 먼지가 번갈아 대지를 스쳐 갔습니다. 그리하여 지층은 가벼운 발걸음조차 오래 품어 두었고, 헤르레라사우루스의 그림자는 그 층위 사이를 조용히 지나가는 모습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헤레라사우루스 계통의 몸은 같은 땅의 다른 계통과 출발점부터 결이 달랐고, 그 차이는 하루를 버티기 위한 고단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어쩌면 이 동물은 무게와 거리의 감각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다가설 순간과 물러설 순간을 한 호흡으로 엮어 냈을 것입니다. 그렇게 쌓인 선택의 결과가 이 존재의 고유한 문법으로 전개됩니다.
트라이아스기 후기의 헤르레라사루스 이스키궈라스텐시스, 공존의 균형
San Juan의 넓은 무대에는 크로모기사우루스 노바시와 아데팝포사우루스 목내라는 다른 발걸음도 스쳐 갔습니다. 카르니아절의 크로모기사우루스는 체형과 거리 운용의 다른 리듬으로 길을 택했고, 쥐라기 전기의 아데팝포사우루스는 또 다른 시간의 결로 같은 지형을 지나갔습니다. 비로소 이들은 정면의 충돌보다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서는 방식으로, 평원의 균형을 오래 이어 갔을지 모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지금 우리 곁에 닿는 것은 10개의 화석 흔적이지만, 그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더 깊은 여백의 시작입니다. 조각난 흔적들은 아직 말해지지 않은 계절과 움직임을 품고 있어, 침묵마저 선명한 증언으로 남습니다. 여전히 San Juan와 Valle Fertil의 땅속에는 다음 장면이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이 이 조용한 서사를 한층 또렷하게 열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