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바람을 견딘 이마의 그림자, 훠랸케라톱스 우캐아넨시스
훠랸케라톱스 우캐아넨시스라는 이름은, 한순간 번쩍였다 사라진 생의 결을 조용히 붙잡아 둡니다. 그리고 훠랸케라톱스 우캐아넨시스라는 학명은 돌 속의 침묵을 오늘의 호흡으로 건네는 문장처럼 들립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중국 Xinjiang이 아직 낯선 계절의 먼지를 품던 옥스퍼드절, 시간은 163.5 ~ 157.3 Ma의 깊은 파도처럼 천천히 밀려왔습니다. 비로소 평원과 낮은 식생 사이에 작은 움직임이 번지고, 지층은 그 발자국의 무게를 오래 눌러 간직한 모습입니다. 그 풍경의 공기는 빠른 승자보다 오래 버티는 존재를 먼저 시험하며 하루를 열어 주었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각룡류로 이어진 이 존재의 몸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섬세하게 다루며 생존을 향해 조율된 설계로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거친 환경 압력 앞에서도 한쪽 능력만 밀어붙이기보다, 이동과 버팀의 균형을 지키는 쪽을 택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조용한 선택들이 모여, 훠랸케라톱스만의 느리지만 단단한 문법이 완성됩니다.
훠랸케라톱스 우캐아넨시스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시기 같은 땅에서는 리무사우루스 이넥스트리카비리스와 벨루사우루스 또한 저마다의 보폭으로 시간을 건넜습니다. 체형의 프레임과 거리 운용이 서로 달랐기에, 이들은 정면의 충돌보다 동선을 나누고 자원을 비켜 쓰며 한 평원을 함께 견뎠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전히 긴장은 남아 있었겠지만, 생태계는 누가 사라지느냐보다 누가 어떻게 자리를 나누느냐로 더 정교하게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 곁에 남은 흔적이 단 한 번의 출현으로 전해진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일부러 아껴 둔 희귀한 페이지처럼 느껴집니다. 2015년 Han 외 연구진이 그 이름을 세상에 올렸고, 그 순간 이후에도 많은 이야기는 지층 아래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채 잠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발굴이 한 조각 더 도착하는 날, 이 고요한 존재의 하루는 한층 또렷한 장면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