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청동빛 평원을 건너는 고요한 방패, 후느고사루스 태바. 후느고사루스 태바로 불리는 이 후양고사우루스는, 오래된 땅이 간직한 느린 심장박동처럼 우리 앞에 다가옵니다. 이름을 세상에 건넨 이는 Dong 외 연구진(1982)이며, 그 호명은 한 시대의 숨결을 오늘까지 잇고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중국 Zigong의 지층 위로 안개가 낮게 깔리던 옥스퍼드절, 시간은 163.5 ~ 157.3 Ma의 긴 호흡으로 흘렀습니다. 젖은 식생과 무거운 계절이 번갈아 지나가고, 비로소 초식의 거대한 그림자들이 평원을 천천히 채워 갑니다. 그 가운데 후느고사루스 태바의 발걸음도, 생존을 향한 조용한 리듬으로 장면 속에 스며듭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이 계통이 남긴 몸의 문법은 화려함보다 버팀에 가까웠고, 어쩌면 하루의 끝까지 먹이를 이어 가기 위한 절제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같은 환경 압력 아래에서도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운용하는 방식은 저마다 달랐고, 그 차이가 곧 살아남는 자세로 전개됩니다. 그래서 그의 형태는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오래 견디기 위해 다듬어진 생활의 기술처럼 보입니다. 수노사루스 리와 후느고사루스 태바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Zigong의 시간대에는 수노사루스 리와 아브로사루스 동푄시스가 나란히 숨 쉬던 장면이 그려집니다. 모두 식물을 삶의 근간으로 삼았지만, 그리하여 서로의 자리를 밀어내기보다 동선을 어긋나게 하며 평원을 나눠 가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때로 긴장감은 바람처럼 스치고, 여전히 각자의 무게중심과 걸음으로 하루의 빛을 비켜 갔던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붙드는 흔적은 단 하나, 그래서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쉽게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남겨진 여백이 큰 만큼, 다음 발굴은 그의 이동과 습성을 더 또렷한 서사로 이어 줄지 모릅니다. 지층은 아직 입을 다문 채지만, 미래의 손길 앞에서 또 한 장의 페이지가 조용히 열릴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