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바람 끝에 능선을 세우는 그림자, 로포스트로프스 애레렌시스. 로포스트로프스 애레렌시스라는 이름은 레티아절의 저녁빛에서 헤탕절의 새벽으로 건너가는 한 존재의 호흡처럼 들립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시간은 레티아절에서 헤탕절로 미끄러지며 208.5 ~ 199.3 Ma의 긴 여운을 남깁니다. 그 무렵 영국 글로스터셔와 잉글랜드에서는 같은 계절을 건너던 다른 공룡들의 발자취도 어렴풋이 떠오르고, 로포스트로프스의 자리 또한 그 거대한 막 사이에 포개집니다. 지층은 서두르지 않고, 오래 눌린 숨결로 그 시대의 공기를 천천히 열어 보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로포스트로프스 계통의 몸은 화려한 과시보다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끝없이 조율하는 쪽으로 빚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한 걸음의 각도와 몸을 낮추는 타이밍 같은 작은 선택들이 누적되어 살아남는 문법이 되었고, 그리하여 형태는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생존의 문장으로 전개됩니다. 같은 레티아절의 다른 계통과 나란히 놓일 때, 그 조용한 설계는 더욱 또렷한 온도로 다가옵니다.
레티아절의 로포스트로프스 애레렌시스, 공존의 균형
악노스피티스 크롬할렌시스와 아시로사루스 야렌시스는 같은 레티아절의 하늘을 나누었지만, 늘 같은 땅을 밟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관계는 충돌의 연대기보다, 서로 다른 체형과 방어 구조가 각자의 길을 먼저 비켜 주며 지나가는 정교한 거리감으로 그려집니다. 누군가는 더 빠른 동선을 택하고 누군가는 더 이른 경계를 세우며, 평원은 그렇게 균형의 리듬을 지켜냈을 모습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존재를 붙드는 화석 흔적은 단 한 차례뿐이라서, 부족함보다 희귀한 증언으로 오래 빛납니다. 1993년 Cuny와 Galton이 이름을 건넨 뒤에도 로포스트로프스 애레렌시스의 생은 아직 많은 장면을 베일 속에 남겨 두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발굴의 한 조각은 잃어버린 내용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서사의 숨은 박동을 더 또렷하게 들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