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의 숨결을 건너온 작은 유랑자, 프싣타코사루스 시비리쿠스
프싣타코사루스 시비리쿠스라는 이름은 차가운 대지 위를 낮고 꾸준한 호흡으로 건너던 생의 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바레미아절의 문턱에서 압티아절로 이어지는 시간, 이 공룡의 존재는 북방의 바람처럼 길고 조용하게 전개됩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층이 한 겹씩 열릴 때마다, 지금의 러시아 케메로보와 체불라 일대에는 젖은 흙 냄새와 낮은 식생의 떨림이 먼저 다가옵니다. 그 장면은 129.4 ~ 113 Ma에 걸친 바레미아절에서 압티아절의 긴 호흡 속에서 비로소 또렷해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프시타코사우루스 계통이 공유한 골격의 틀은 단단한 규칙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남는 방식은 늘 다르게 빚어졌습니다. 같은 프레임을 지녔어도 체급과 이동의 리듬, 먹이를 고르는 습관의 미묘한 차이가 하루의 안전거리를 바꾸었고, 어쩌면 시비리쿠스도 그 섬세한 선택으로 계절을 건넜을 모습입니다.
프싣타코사루스 시비리쿠스가 남긴 공존의 결
동시대의 같은 계통인 프싣타코사루스 루쟈투넨시스는 중국 이셴과 베이피아오의 풍경에서, 프싣타코사루스 모느고롄시스는 신장과 오보르항가이, 네이멍구를 잇는 넓은 땅에서 각자의 리듬을 이어갔습니다. 서로가 같은 뿌리를 가졌기에 정면으로 밀어내기보다, 행동 선택과 자원 분배의 결을 달리하며 조용히 길을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경쟁은 파열음이 아니라, 한 시대를 함께 지탱한 정교한 간격으로 남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종을 가리키는 화석 흔적은 단 두 점, 부족함이라기보다 지구 역사가 오래 숨겨 둔 희귀한 메아리에 가깝습니다. 2000년 Voronkevich와 Averianov가 이름을 붙인 순간 이후에도 이야기는 닫히지 않았고, 여전히 다음 장을 기다리는 숨결로 남아 있습니다. 미래의 발굴이 그 조용한 여백을 깨우는 날, 시비리쿠스의 하루는 더 따뜻하고 또렷한 풍경으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