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지평을 밀어 올린 숨결
남쪽 평원의 느린 파동, 풰르타사루스 레리. 풰르타사우루스 레리라는 이름은 거대한 침묵이 스스로를 부르는 방식처럼 들립니다. 그리하여 이 존재는 한 시대의 끝과 다음 장의 문턱을 함께 밝히는 불빛으로 남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오늘의 아르헨티나 Santa Cruz에 닿으면, 땅은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진 83.6 ~ 66 Ma의 호흡을 아직도 품고 있습니다. 바람은 낮게 흐르고, 지층은 느리게 겹치며, 비로소 시간의 무게가 발밑에서 파도처럼 전해집니다. 그 풍경 한가운데서 풰르타사우루스 레리의 하루가 조용히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생명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을 통해, 흔들리는 환경을 건너는 자신만의 리듬을 길러 왔을 것입니다. 어쩌면 한 걸음의 각도와 멈춤의 타이밍까지도 살아남기 위한 다정하고도 엄격한 선택이었겠습니다. 그래서 몸의 구조는 과시가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한 문장으로 읽히는 모습입니다. 아스트로케루스 이사시와 풰르타사루스 레리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Santa Cruz, 같은 캄파니아절의 하늘 아래에는 아스트로케루스 이사시와 드렏눅흐투스 스크라니의 동선도 함께 그려집니다. 서로 다른 갈래에서 비롯된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가 달랐기에, 이들은 정면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서로의 자리를 살피며 비켜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먹이와 공간을 둘러싼 긴장조차 평원을 무너뜨리기보다 균형을 붙드는 리듬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우리에게 닿은 화석 흔적이 단 1건이라는 사실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가 오래 감춰 둔 희귀한 증언입니다. 2005년 Novas 외가 붙인 이름은 결말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의 첫 문장에 가깝습니다. 여전히 Santa Cruz의 깊은 층위에는 말해지지 않은 계절이 잠들어 있고, 다음 발굴이 그 침묵을 천천히 깨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