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서정을 품은 이름
남쪽 평원의 숨결을 닮은 순한 그림자, 타렌칸 산타크루켄시스. 타렌칸 산타크루켄시스라는 이름은, 오래된 땅이 간직한 느린 박동을 오늘로 데려오는 호명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금의 아르헨티나 Santa Cruz에 낮은 바람이 번지던 캄파니아절, 대지는 이미 긴 세월의 끝을 향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6 ~ 66 Ma의 시간 위에서, 이 공룡의 걸음은 모래와 강기슭의 냄새 사이로 조용히 전개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타렌칸 계통의 몸은 거대한 힘을 앞세우기보다, 지형의 결을 읽고 간격을 조절하는 쪽으로 다듬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그 체형의 선택은 하루를 무사히 건너기 위한 온화하지만 단단한 결심이었고, 그래서 움직임 하나하나가 생존의 문장처럼 이어졌을 모습입니다. 타렌칸 산타크루켄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Santa Cruz, 같은 캄파니아절의 하늘 아래 아스트로케루스 이사시와 드렏눅흐투스 스크라니 또한 각자의 길을 밟았습니다. 서로는 한 평원을 나누어 쓰되 같은 동선을 고집하지 않았고, 그리하여 먹이 자리와 이동의 리듬을 달리하며 균형을 지켜냈습니다. 처음부터 다른 체형의 철학은 충돌의 함성보다, 비켜 서며 공존하는 거리감으로 더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 모습을 드러낸 희귀한 화석으로 우리 앞에 섭니다. 적은 흔적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감추어 둔 장면이 아직 남아 있다는 고요한 암시입니다. 2004년 Novas 외 연구진이 이름을 붙인 뒤에도 Taxon 67277의 다음 이야기는 여전히 흙 속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무엇을 먹고 어떤 계절을 건넜는지조차 베일처럼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