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곡의 낮은 천둥, 신랍토르 헤피느겐시스
신랍토르 헤피느겐시스는 쥐라기 후기 옥스퍼드절의 바람 속에서, 사냥의 리듬을 몸에 새긴 신랍토르 계통의 한 장면으로 떠오릅니다. 1992년 Gao가 붙인 이름은 마른 지층 위를 스치던 그 발걸음을 오늘까지 조용히 이어 주고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금의 중국 신장 일대에 해가 기울면, 먼지와 열기가 교차하던 평원 위로 옥스퍼드절의 하루가 길게 늘어졌을 것입니다. 그 시간은 163.5 ~ 157.3 Ma, 너무 멀어서 침묵처럼 느껴지지만 비로소 뼈의 결을 통해 우리 앞에 되살아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같은 신랍토르 계통이라는 사실은, 이 동물이 가벼움과 추진력을 함께 다루는 골격 프레임을 물려받았음을 그려 줍니다. 그리하여 몸의 균형을 잃지 않은 채 먹이를 좇고, 순간의 방향 전환으로 위험을 흘려보내는 삶이 전개됩니다.
옥스퍼드절의 신랍토르 헤피느겐시스, 공존의 균형
같은 옥스퍼드절을 살았던 신랍토르 도느기와는, 닮은 뼈대 위에서 자원 운용의 결을 달리하며 서로의 거리를 지켰을 모습입니다. 또한 헤스페로사루스 므조시와는 무게중심과 움직임의 방식이 달라, 같은 시간의 압력 속에서도 활동의 결을 나누어 가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이들은 정면으로 밀어내기보다 서로의 동선을 비켜 가며, 하나의 먹이망을 섬세하게 유지했을지 모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신랍토르 헤피느겐시스의 화석 흔적은 단 한 차례만 모습을 드러냈고, 그래서 이 이름은 오히려 더 깊은 울림으로 남습니다. 희귀한 한 조각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어렵게 내어준 증언이며, 여전히 다음 층위에서 이어질 문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새로운 발굴이 같은 하늘의 냄새를 다시 꺼내 올리면, 우리는 이 조용한 포식자의 하루를 조금 더 가까이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