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빛 평원을 건너온 이름, 베스페르사루스 파라낸시스
베스페르사우루스 파라낸시스라는 호명은 하루 끝의 빛처럼 길게 남아, 한 시대의 숨결을 조용히 깨웁니다. 이 존재는 백악기 후기의 바람을 통과하며, 크고 작은 선택으로 삶을 이어 간 베스페르사우루스 계통의 표정으로 다가옵니다. 2019년 Langer 외가 붙인 이름은 늦은 명명이 아니라, 오래 잠들어 있던 시간에 다시 불을 켜는 인사처럼 들립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브라질 파라나의 지층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모래와 열기 사이에서 백악기 후기 100.5 ~ 66 Ma의 계절이 천천히 되살아납니다. 낮의 작열과 저녁의 냉기가 번갈아 스치던 그 땅에서는, 작은 발걸음 하나도 내일을 가르는 방향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파라나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생존의 호흡이 오래 메아리치던 무대로 펼쳐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베스페르사우루스 계통의 몸짓은 힘의 과시보다 무게중심을 다루는 절제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골격 비율의 선택은 빠른 순간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거친 지면에서 끝내 균형을 지키기 위한 인내의 언어였을 모습입니다. 비로소 그 신체는 한 번의 질주보다 수많은 하루를 버텨 내기 위해 다듬어진 생존의 문장으로 읽힙니다.
백악기 후기의 베스페르사루스 파라낸시스, 공존의 균형
같은 백악기 후기의 하늘 아래에는 피나코사우루스 그라느게리와 벨로키랍토르도 각자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라양과 옴노고브, 구르반 테스로 이어진 북쪽의 풍경과 파라나의 남쪽 평원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기후와 식생의 긴장을 견디는 방식은 나란히 시대를 증언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관계는 정면의 충돌보다 서로 다른 체형 설계 철학으로 생태계의 빈틈을 나누어 가진, 조용한 공존으로 그려집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이 이름을 떠받치는 화석 흔적은 PBDB에 남은 1건의 희귀한 장면이라서,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Taxon 388270이라는 표식 뒤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시간이 겹겹이 누워 있고, 침묵은 결핍이 아니라 다음 발견을 기다리는 베일로 반짝입니다. 어쩌면 파라나의 또 다른 층위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발자국이 우리의 질문에 천천히 답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