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를 가르는 작은 숨결, 크시사루스 다산펜시스
크시사루스 다산펜시스라는 이름은, 거대한 쥐라기의 무대에서 작지만 선명한 박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동과 탕이 1983년에 붙인 이 이름은 한 생명의 체온을 오늘까지 조용히 이어 주는 표지처럼 들립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중국 지궁의 지층을 열면, 옥스퍼드절의 공기가 서늘한 흙냄새와 함께 천천히 번져 옵니다. 그 시간은 163.5 ~ 157.3 Ma에 걸쳐 길게 출렁였고, 그리하여 이 작은 존재의 발걸음도 그 물결 위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시아오사우루스 계통의 몸은 힘을 한곳에 몰아붙이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간격을 지키며 움직이도록 다듬어진 듯합니다. 어쩌면 그 체형의 문법은 더 멀리 밀어붙이는 승부가 아니라, 하루를 무사히 건너기 위한 섬세한 선택으로 전개됩니다. 그래서 이 생물의 형태는 단순한 골격이 아니라, 살아남으려는 온화한 결심의 윤곽으로 읽힙니다. 수노사루스 리와 크시사루스 다산펜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지궁, 같은 옥스퍼드절에는 수노사루스 리와 아브로사루스 동푄시스도 숨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한 평원을 두고도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영 방식이 달라,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동선을 비켜 갔을 가능성이 그려집니다. 비로소 그 풍경은 충돌의 장면보다, 미세한 간격으로 균형을 세우는 생태계의 합주에 더 가까운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손에 닿는 흔적이 단 한 건이라는 사실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남긴 희귀한 페이지처럼 다가옵니다. 아직 말해지지 않은 층위가 지궁의 아래에서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고, 여전히 다음 발굴이 이 이름의 이야기를 더 깊게 밝혀 주리라는 기대를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