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끝에 남은 붉은 숨결, 양쿼노사루스 지고느겐시스
양쿼노사루스 지고느겐시스라는 이름은 포식의 위세보다, 긴 시간을 버텨 낸 생명의 호흡으로 먼저 다가옵니다. 1993년 Gao가 이 이름을 세상에 올린 뒤에도 그 실루엣은 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쥐라의 바람 끝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무대는 옥스퍼드절, 163.5 ~ 157.3 Ma의 깊은 층위를 따라 열리며 젖은 평원과 숲의 숨결이 교차하던 시절로 이어집니다. 비로소 안개가 걷히는 순간, 보이지 않던 긴장도 함께 떠오르고 생태계의 맥박이 낮고 길게 번져 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양쿼노사루스 계통에 비치는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은 단순한 모양의 차이가 아니라, 지치지 않고 기회를 붙드는 삶의 문법으로 읽힙니다. 그리하여 사냥의 순간과 소모의 시간을 함께 견디기 위해, 몸의 선택은 화려함보다 지속을 향해 다듬어졌을 것입니다. 헤스페로사루스 므조시와 양쿼노사루스 지고느겐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옥스퍼드절의 또 다른 장면에서는 헤스페로사루스 므조시가 Johnson, Big Horn, Washakie를 비롯한 미국의 지층을 지나고, 쿵키느고사루스 쟝벤시스가 Jiangbei와 Chongqing의 땅을 가로지릅니다. 서로 다른 체형과 방어 구조에서 출발한 이들은 같은 시대를 나누되 같은 길을 고집하지 않았고, 어쩌면 먹이망의 틈을 나누며 조용히 동선을 달리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긴장은 함성보다 절제에 가깝고, 비켜 서며 균형을 지키는 리듬으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손에 닿는 것은 PBDB에 남은 화석 1건, Taxon 235337이라는 희귀한 흔적입니다. 그러나 이 적음은 모자람이 아니라 지구의 기억이 아껴 둔 장면처럼 남아, 아직 열리지 않은 층위의 다음 문장을 예고합니다. 여전히 땅 아래의 침묵은 계속되고, 미래의 발굴은 그 침묵에 새로운 숨결을 더해 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