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층의 그림자 사냥꾼, 아베리사루스 코마휀시스
이 이름은 아르헨티나 General Roca의 바람 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아벨리사우루스 계통의 숨결입니다. 1984년 Bonaparte가 건넨 학명은 한 시대의 포식자를 지금의 우리 곁으로 조용히 데려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진 83.5 ~ 70.6 Ma의 평원은, 흙먼지와 침묵이 번갈아 지배하던 긴 오후처럼 전개됩니다. 그 한복판 General Roca에서는 생존의 기척이 지층마다 스며 있었고, 아베리사우루스 코마휀시스의 발걸음도 그 결을 따라 그려집니다. 어쩌면 그 땅의 공기는 늘 느리게 흔들리며, 강한 자와 조심스러운 자를 함께 품고 있었을 것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아벨리사우루스라는 계통의 몸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해 다듬어진 선택의 문장처럼 읽힙니다. 라프라타사우루스나 펠레그리니사우루스와 출발점부터 다른 체형과 방어 구조는, 누가 더 강한가를 넘어서 각자가 살아남는 방식을 달리 써 내려간 흔적입니다. 그리하여 이 포식자의 윤곽은 승리의 표식이라기보다, 시간을 견딘 적응의 모습입니다.
캄파니아절의 아베리사루스 코마휀시스, 공존의 균형
같은 시기 같은 땅에서 라프라타사우루스 아라카니쿠스와 펠레그리니사우루스 포엘리는 아베리사우루스 코마휀시스와 시선을 나누었고, 서로의 동선을 조심스레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몸의 설계가 달랐기에 먹이와 이동의 리듬 또한 조금씩 어긋나며, 평원 위 긴장감은 충돌보다 거리 조절로 유지되었을 것입니다. 비로소 그 생태계는 한 종의 독주가 아니라, 여러 존재가 균형을 지키며 이어 간 느린 합주로 들립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에게 닿은 흔적이 단 1건이라는 사실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가 끝내 감추어 둔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아베리사우루스 코마휀시스는 완전히 닫힌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 넘기지 못한 페이지를 가진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미래의 발굴이 또 다른 조각을 건네는 날, General Roca의 바람은 이 오래된 이름을 한층 또렷하게 들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