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바람을 품은 순례자, 아로사루스 료네그리누스
아로사우루스 료네그리누스라는 이름은 1987년 Powell의 호명과 함께, 늦은 백악기의 숨결을 오늘로 데려옵니다. 캄파니아절의 공기를 품은 이 존재는, 한 시대의 무게를 조용히 견딘 생명의 초상으로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아르헨티나 Rio Negro의 지층은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6 ~ 66 Ma의 긴 시간을 천천히 펼쳐 보입니다. 모래와 진흙이 번갈아 눕던 그 평원에서, 한 생명의 이동은 계절보다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새겨졌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풍경은 배경이 아니라, 살아남음을 품어 주는 거대한 무대가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아로사루스라는 같은 계통 안에서 이 종의 몸은 화려함보다 지속을 택한 선택처럼 읽힙니다. 비슷한 골격의 틀 위에서도 움직임의 리듬과 자원 배분은 달랐을 가능성이 크고, 바로 그 미세한 차이가 긴 시간을 건너게 했을 것입니다. 진화는 단번의 도약이 아니라, 매일의 생존을 위해 조정된 고요한 결심으로 전개됩니다.
캄파니아절의 아로사루스 료네그리누스, 공존의 균형
같은 시대, 같은 권역의 숨결 속에는 아로사우루스 콜훼훠펜시스가 있었고, 남미의 또 다른 장면에는 아로사우루스 막시무스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동선을 달리하고 자원을 나누며, 같은 평원을 공유하는 균형을 익혀 갔을 모습입니다. 어쩌면 그 섬세한 거리감이야말로 캄파니아절 생태계를 오래 붙들어 준 보이지 않는 약속이었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흔적은 단 1건뿐이지만, 그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지켜 낸 희귀한 증언입니다. 적은 화석은 침묵이 아니라 더 먼 질문을 부르는 여백이며, 아직 닿지 않은 지층을 향한 기대를 키웁니다. 그래서 아로사루스 료네그리누스의 하루는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의 발굴이 다시 밝혀 줄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