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빛 지평의 순례자, 알티리누스 쿠르자노비
알티리누스 쿠르자노비라는 이름은 오래 잠든 지층에서 다시 호흡을 얻은 존재의 낮은 울림처럼 들립니다. 그 울림은 거친 승리의 함성보다 오래 남는 생존의 리듬으로, 몽골 도르노고브의 바람 사이를 천천히 건너가는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알비아절에서 세노마니아절로 넘어가던 109 ~ 99.6 Ma, 도르노고브의 땅은 마른 숨과 뜨거운 빛을 번갈아 품으며 하루를 밀어 올렸습니다. 비로소 그 시간의 결 사이에서 알티리누스의 발걸음이 떠오르고, 풍경은 한 종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가 뛰는 장면으로 전개됩니다. 여전히 그 무대는 몽골의 하늘 아래에서, 시간의 무게를 조용히 견디고 있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알티리누스 계통의 몸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다듬어진 문장에 가깝습니다. 기본 체형과 방어 구조의 출발점이 달랐기에, 그리하여 매 순간의 움직임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손실을 줄이는 쪽으로 정교해졌을 것입니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선택은 결국 오늘을 버티기 위한 고단하고도 따뜻한 결심으로 읽힙니다.
알티리누스 쿠르자노비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알비아절의 같은 도르노고브에서 하르피미무스 오크랃니코비가 곁을 지나던 장면을 떠올리면, 평원은 전장보다 교차로에 더 가까웠습니다. 둘은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각자의 체형과 방어 방식에 맞는 길을 택하며, 한정된 자원을 나누는 긴장 속에서도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갔을 것입니다. 어쩌면 사모사루스 스쿠타투스와 맞닿은 같은 지역의 압력 또한 이 분화를 더 깊게 만들었고, 같은 하늘 아래 다른 생존법이 나란히 자라났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붙잡은 흔적이 단 한 번의 화석 만남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감추어 둔 희귀한 페이지처럼 다가옵니다. 1998년 Norman이 이름을 건넨 뒤에도 이야기는 닫히지 않았고, 여백은 오히려 더 선명한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발굴은 정답을 단번에 내리는 순간이라기보다, 잠든 시간의 문장을 한 줄씩 다시 읽게 하는 조용한 약속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