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대지 사이의 순한 거인, 아느고라티탄 아다마스토르
이 이름은 늦게 불렸지만, 존재의 무게는 오래전부터 지층에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2011년 Mateus 외 연구진이 그 침묵을 호명하자, 시간 속에 눕던 생이 다시 숨을 고르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아느고라티탄 아다마스토르는 그래서 한 종의 이름이면서, 사라지지 않는 호흡의 잔향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앙골라의 벵고 땅을 스치는 바람을 따라가면, 풍경은 코니아시안절 89.8 ~ 86.3 Ma로 천천히 되감깁니다. 모래와 층리 사이에는 급한 소리 대신 묵직한 정적이 흐르고, 그 정적은 거대한 생의 하루를 조용히 품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장소와 시간의 무게가 한 몸처럼 겹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같은 압력 앞에서도 살아남는 방식은 하나가 아니며, 아느고라티탄은 자신의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으로 다른 답을 빚어낸 듯합니다. 빠른 과시보다 오래 버티는 균형을 택했기에, 몸의 구조 하나하나가 하루를 이어 붙이는 결심처럼 읽힙니다. 어쩌면 진화란 승리의 함성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몸 전체로 배운 조용한 기술에 더 가까웠습니다. 늑엔사루스 아스트라리스와 아느고라티탄 아다마스토르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코니아시안절에는 늑엔사루스 아스트라리스와 아르카르니토미무스 아샤티쿠스도 각자의 지평에서 삶을 이어 갔습니다. 서로는 한 자리를 빼앗기보다 이동과 방어, 그리고 활동 시간의 결을 달리 고르며 멀리서 균형을 맞춘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 시대의 긴장은 파열이 아니라, 다른 몸과 다른 리듬이 공기를 나누는 섬세한 합주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곁에 닿은 흔적이 단 하나라는 사실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가 끝내 아껴 둔 희귀한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아직 열리지 않은 벵고의 층위 어딘가에는 이 거인의 나날을 더 깊게 들려줄 페이지가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아느고라티탄 아다마스토르의 서사는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의 발굴을 기다리며 현재형으로 숨 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