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남은 느린 심장, 늑엔사루스 아스트라리스
늑엔사루스 아스트라리스라는 이름은 오래된 지층 위에 조용히 눕혀진 서명처럼 다가옵니다. 1893년 Lydekker가 붙인 이 학명은, 한 생명의 시간이 끝내 지워지지 않았음을 들려줍니다. 여섯 번 모습을 드러낸 화석의 흔적은 침묵보다 리듬에 가깝고, 우리는 그 호흡을 따라 이야기에 들어섭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코니아시안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9.3 ~ 66 Ma의 흐름은, 짧은 장면이 아니라 세계가 천천히 숨을 고르던 긴 계절이었습니다. 그 두터운 시간의 결 사이로 늑엔사루스의 발걸음이 스미고, 땅은 그 무게를 기억한 채 낮게 울립니다. 풍경은 고요해 보여도 생존의 긴장은 쉼 없이 전개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늑엔사루스 계통의 몸은 화려함보다 버팀을 택한 문장처럼 읽힙니다. 체형과 방어 구조의 방향은 빠른 과시보다 오래 견디는 선택에 가까웠고, 그 선택은 매일의 생존을 단단히 떠받쳤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신중한 설계 덕분에, 긴 백악기의 끝자락까지 자신의 시간을 이어 갔던 모습입니다.
늑엔사루스 아스트라리스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코니아시안절을 건너던 아르카르니토미무스 아샤티쿠스와 타뉴스 시넨시스는, 같은 시대에도 서로 다른 걸음이 가능했음을 보여줍니다. 늑엔사루스 계통과 그들은 기본 체형과 거리 운영 방식이 달라, 정면으로 밀어내기보다 각자의 동선을 세심히 나누었을 가능성이 그려집니다. 특히 라이양의 타뉴스 시넨시스까지 시야에 넣으면, 긴장은 충돌보다 다른 해법의 공존으로 번져 갔던 모습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지금 손에 닿는 것은 여섯 개의 화석 장면이지만, 그 수는 부족함이라기보다 지구가 아껴 둔 페이지에 가깝습니다. 아직 말해지지 않은 구간이 남아 있기에 늑엔사루스 아스트라리스의 하루는 완결되지 않은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미래의 발굴이 한 겹 더 열리는 순간, 이 조용한 서사는 다시 또렷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