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 볏의 순례자, 브라키로포사우루스
이 이름은 캄파니아절의 바람이 이마 위를 스치던 한 존재를 조용히 불러냅니다. Hill과 Wheatland, 그리고 Alberta에 남은 뼈의 메아리는 대륙의 경계를 따라 이어진 생의 행렬을 떠오르게 합니다. 1953년 Sternberg가 붙인 학명은, 오래 잠든 지층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낮은 종소리처럼 울립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대지는 아직 젊고 하늘은 무거웠으며,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기울어 가는 시간은 83.6 ~ 70.6 Ma의 긴 숨으로 전개됩니다. 그 숨결은 미국의 벌판을 지나 캐나다 Alberta의 퇴적층까지 번져, 같은 계절을 다른 표정으로 물들였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브라키로포사우루스의 발걸음은 느리지만 끈질긴 리듬으로 풍경에 스며듭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브라키로포사우루스 계통의 체형 문법은 처음부터 다른 철학으로 빚어진 듯 그려집니다. 같은 무대를 살아도 에너지를 아끼고 거리를 조율하는 쪽으로 다듬어진 몸은, 매일의 위험을 정면 돌파보다 우회와 인내로 건너게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이 형태는 화려한 과시보다 오래 버티는 쪽을 택한, 시간과 타협한 선택처럼 읽힙니다. 그리포사루스 노타비리스와 브라키로포사우루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그리포사루스 노타비리스와 알베르타케라톱스 네스뫼가 곁에 서면, 평원은 충돌의 무대보다 간격의 예술에 가까워집니다. Hill과 Alberta 일대에서 이들은 서로 다른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영 방식으로 동선을 나누며, 겹치되 끝내 완전히 포개지지 않도록 비켜 갔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긴장은 늘 있었겠지만, 그 긴장은 파괴보다 공존의 균형을 밀어 올리는 보이지 않는 추로 작동했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오늘 우리 손에 닿는 여섯 점의 화석 흔적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일부러 남겨 둔 베일처럼 느껴집니다. 미국과 캐나다에 흩어진 자리들, 그리고 아직 이름을 낮게 감춘 또 다른 현장은 이 존재의 하루를 끝까지 들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브라키로포사우루스의 이야기는 닫히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미래의 발굴이 마지막 장면을 조용히 밝혀 주기를 기다리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