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에 팔을 펼친 거인, 데노케루스 미리피쿠스
1969년, Kielan-Jaworowska가 이 이름을 세상에 건넸을 때 늦은 백악기의 숨결이 다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데이노케이루스의 갈래에 선 이 존재는, 거친 시간의 강을 건너며 한 시대의 문을 여는 거대한 실루엣으로 다가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몽골 Omnogov의 지층은 마른 바람의 결 사이로 오래된 물길의 기억을 품고, 생명의 발자국을 천천히 드러냅니다. 데노케루스 미리피쿠스가 지나던 무대는 백악기,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6 ~ 66 Ma의 긴 황혼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땅의 하루는 짧아도, 지구의 계절은 끝없이 길게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존재의 몸은 낯선 형상이기 전에, 오래 버티기 위해 조율된 생존의 문장처럼 읽힙니다. 같은 지역의 다른 공룡들과는 달리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다르게 세운 흐름은, 무작정 속도만 좇지 않는 삶의 선택을 들려줍니다. 비로소 그 형태는 힘의 과시보다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조용한 결심으로 느껴집니다. 데노케루스 미리피쿠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Omnogov의 평원에서 갈리미무스 불라투스와 데노케루스 미리피쿠스는 같은 바람을 맞되, 자원을 향한 걸음의 리듬을 서로 다르게 가져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쪽이 민첩한 동선으로 공간을 스쳐 지나가면, 다른 한쪽은 거리와 방어의 질서를 앞세워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갔을 모습입니다. 그리고 산토니아절의 프로토케라톱스 안드레으시는 같은 지역 생태계에 남은 선행의 그림자로, 이 무대의 오래된 규칙을 먼저 써 내려간 존재로 그려집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종을 둘러싼 흔적은 세 차례의 화석 만남으로 이어지며, 적막 속에서도 또렷한 존재감을 남깁니다. 어쩌면 지층은 가장 중요한 장면을 아직 접어 둔 채, 다음 발굴의 손길이 마지막 여백을 채우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잠들지 않은 그 여백 덕분에 데노케루스 미리피쿠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미래의 한 삽이 또 다른 장면을 조용히 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