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숨결을 닮은 장대한 보폭, 디프로도쿠스 할로룸
디프로도쿠스 할로룸이라는 이름은 오래된 대지 위를 느리지만 확고하게 건너는 한 존재의 리듬을 떠오르게 합니다. 1991년 Gillette가 붙인 이 학명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호명의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이어지는 157.3 ~ 145 Ma, 지층은 한순간도 가볍지 않은 계절의 무게를 품고 흘러갑니다. 그 흐름 속에서 디프로도쿠스 계통의 걸음은 급하지 않았고, 비로소 긴 시간과 보폭이 하나의 풍경으로 겹쳐지는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디프로도쿠스 계통의 몸짓은 힘의 과시보다 거리 운영과 에너지의 절제를 택한 설계 철학으로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그 형태는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변동하는 기후와 식생 압력 앞에서 오래 버티기 위해 다듬어진 생존의 문장으로 전개됩니다.
디프로도쿠스 할로룸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키메리지절을 건넌 알로사우루스와 카마라사우루스 그란디스는, 서로 다른 체형의 논리로 같은 시대의 압력을 받아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누군가는 더 날카로운 긴장으로, 누군가는 다른 거리 감각으로 공간을 나누었고, 어쩌면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가는 공존이 이어졌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이 존재를 붙잡아 두는 흔적은 3건, 그리고 Taxon 104974라는 조용한 표식뿐이지만 그 적막은 결핍보다 품위 있는 여백에 가깝습니다. 여전히 지층 아래에는 말해지지 않은 장면들이 잠들어 있고, 다음 발굴은 디프로도쿠스 할로룸의 호흡을 한층 또렷하게 되돌려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