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층의 저녁 숨결, 디크라사루스 삳트레리
디크라사루스 삳트레리는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이어지는 155.7 ~ 145 Ma의 긴 황혼을 건너, 조용히 우리 곁에 다시 서는 이름입니다. 탄자니아 Lindi에서 올라온 이 존재의 이름은 Janensch가 1914년에 붙였고, 시간은 그 음절을 오래도록 낮게 울려 왔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먼지와 바람이 번갈아 스치던 Lindi의 지층에서는, 하루의 빛마저도 느린 파도처럼 생명 위를 지나갔습니다. 비로소 그 대지 위에서 디크라사루스 삳트레리의 하루가 펼쳐지고, 계절의 압력 속에서도 생존의 호흡은 끊기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계통의 몸짓은 거대한 과시보다 체형 운용의 섬세함 쪽으로 기울어 있었던 듯하며, 그 선택은 매일의 이동과 머묾을 바꾸는 조용한 기술로 전개됩니다. 같은 뿌리를 나눈 디크라사우루스 한세만니와 마주 세우면, 닮은 출발선 위에서도 서로 다른 생태 전략으로 갈라졌을 가능성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디크라사루스 삳트레리,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시기 같은 Lindi의 평원에는 에라프로사루스 밤베르기도 숨 쉬고 있었고, 그리하여 풍경은 단 하나의 리듬으로만 흐르지 않았습니다. 디크레오사우루스 계통과 에라프로사루스 계통은 정면으로 소모하기보다 동선과 시간을 어긋나게 나누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해 비켜 가는 균형을 이루었을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에게 닿은 흔적은 12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이 조용한 분량이 오히려 더 깊은 상상을 허락합니다. 이미 열린 장면들 사이로 아직 말해지지 않은 페이지가 남아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여백을 천천히 채우며 또 다른 숨결을 들려주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