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절벽에 새겨진 역설, 푸퀴베나토르 파라독수스
푸퀴베나토르 파라독수스라는 이름은 고요한 돌결 위에 번지는 메아리처럼, 낯선 생명의 리듬을 천천히 불러옵니다. 2016년 아즈마와 동료들이 이 이름을 세상에 건넨 순간, 오래 잠들어 있던 시간도 함께 숨을 고른 모습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일본 가쓰야마의 지층은 오테리브절에서 압티아절로 이어진 130 ~ 113 Ma의 무게를 품은 채, 한 시대의 공기를 낮게 들려줍니다. 바람이 스치고 물길이 스며들던 그 땅에서, 이 공룡은 서두르지 않고 자기 보폭으로 계절을 건넜을 것입니다. 비로소 돌과 흙의 결 사이로, 한 존재의 조용한 행로가 장면처럼 펼쳐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그 몸의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은 우연한 모양이 아니라, 같은 압력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다듬어진 고단한 선택으로 그려집니다. 어쩌면 한 걸음의 각도와 한순간의 균형이 생과 사를 가르곤 했고, 그리하여 이 존재의 문법은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전개됩니다. 푸큅테릭스 프리마와 푸퀴베나토르 파라독수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오테리브절의 가쓰야마에는 푸큅테릭스 프리마와 푸퀴사루스 테토롄시스도 같은 하늘 아래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면으로 소모하기보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결, 그리고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용의 차이로 서로의 동선을 비켜 나갔을 것입니다. 여전히 평원 위의 긴장감은 충돌보다 조율에 가까웠고, 서로 다른 선택이 한 땅의 질서를 오래 붙잡아 둔 모습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남겨진 화석 흔적이 단 한 차례의 만남에 가깝다는 점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증언처럼 다가옵니다. 비로소 우리는 다 말해지지 않은 여백 앞에 서고, 그 여백은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장면들을 조용히 예고합니다. 가쓰야마의 돌결 아래 잠든 다음 페이지가 깨어나는 날, 푸퀴베나토르 파라독수스의 시간은 다시 깊고 따뜻하게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