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계곡에 새긴 거인의 이름, 푸퀴티탄 닙포넨시스
푸퀴티탄 닙포넨시스라는 이름은 일본 카츠야마의 돌결 사이에서 오래 잠들어 있던 숨결처럼 떠오릅니다. Azuma와 Shibata가 2010년에 붙인 이 이름은, 한 생의 무게가 시간 위로 다시 걸어 나오는 장면을 들려줍니다. 그리하여 이 거인의 호명은 바레미아절의 공기를 오늘까지 조용히 데려오는 모습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비로소 카츠야마의 지층은 바레미아절, 129.4 ~ 125 Ma의 긴 새벽을 천천히 펼쳐 보입니다. 젖은 흙과 얕은 물길이 번갈아 이어지던 그 땅에서, 생명은 크고 작은 호흡으로 하루를 버텼을 것입니다. 여전히 돌은 말이 없지만, 그 침묵 자체가 당시 생태계의 무게를 낮고 깊게 증언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푸퀴티탄 계통의 몸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루며 살아남는 쪽으로 다듬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같은 공간 압력 아래에서도 이동 동선과 머무는 구간의 선택이 다르게 전개됩니다. 차갑게 효율만 좇은 형태가 아니라, 오래 견디기 위해 축적된 고단한 결심의 설계처럼 다가옵니다. 푸퀴티탄 닙포넨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카츠야마 권역의 다른 장면에는 푸퀴랍토르 키타다녠시스와 푸큅테릭스 프리마의 보폭도 겹쳐 보입니다. 세 이름이 같은 순간 한 평원을 나눴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같은 터전이 준 압력은 각기 다른 체형 철학을 길러냈을 것입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지면 가까운 길을, 또 다른 누군가는 더 가벼운 루트를 택하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듯 비켜 갔을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은 화석 흔적이 단 1건이라는 점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아껴 둔 희귀한 증언입니다. Taxon 202264라는 작은 표식 뒤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시간의 문이 고요하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푸퀴티탄의 서사는 닫힌 결말이 아니라, 다음 발굴이 이어 써야 할 미래의 페이지로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