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층의 느린 심장, 이궈노돈 갈벤시스
이궈노돈 갈벤시스라는 이름은 오래된 평원을 건너온 호흡처럼 낮고 길게 울립니다. 이 존재는 오테리브절의 바람 속에서 태어나 바레미아절로 이어지는 시간의 물결을 견디며, 초식의 인내를 몸에 새긴 모습입니다. 같은 이구아노돈 계통의 친족들 사이에서도 스스로의 리듬을 지키며, 한 줄기 생존의 문장을 남겼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금의 스페인 테루엘을 감싸던 옛 계절에는 흙과 식생의 숨결이 번갈아 밀려왔고, 새벽마다 생명의 발걸음이 천천히 퍼져 나갔습니다. 그 장면은 130 ~ 125.45 Ma, 오테리브절에서 바레미아절로 건너가는 긴 전환 속에서 비로소 또렷해집니다. 지층은 한 번에 모든 답을 내놓지 않지만, 그 침묵 자체가 당시 생태계의 무게를 조용히 들려줍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궈노돈 갈벤시스의 몸은 화려한 과시보다 오래 버티는 균형을 택한 설계로 그려집니다. 같은 계통의 이구아노돈과 나란히 놓아 보면, 닮은 틀 안에서도 체형의 결이 갈라지며 서로 다른 생존 전략이 자라난 모습입니다. 어쩌면 그 미세한 차이들은 먹이를 찾는 동선과 하루의 리듬까지 바꾸었고, 그리하여 한 종의 시간이 더 길게 이어졌습니다. 이궈노돈 갈벤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테루엘의 같은 하늘 아래에서는 카마릴라사루스 키루게대와 이궈노돈 갈벤시스가 서로 다른 설계 철학으로 같은 계절을 건넜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다른 친족인 이구아노돈과도 활동 구간이 스치듯 겹치며, 둘 다 초식을 중심에 둔 만큼 식물 자원을 둘러싼 긴장감이 서서히 전개됩니다. 그러나 이 긴장은 파열보다 조율에 가까워서, 서로의 속도와 자리를 가늠하며 비켜 가는 평원의 질서로 읽힙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이름을 떠받치는 흔적은 아직 넉넉하지 않아, 오히려 상상의 여백이 더 깊고 고요하게 남아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 모인 것은 네 점의 화석 흔적이지만, 그 적음은 결핍이 아니라 시간을 더 정밀하게 듣게 하는 베일입니다. 그래서 다음 발굴의 한 조각이 더해지는 날, 이 조용한 초식자의 하루는 더 선명한 서사로 다시 피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