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새긴 작은 왕관, 고비랍토르 미누투스
고비랍토르 미누투스라는 이름은, 사막의 고요를 가르며 지나간 작은 생명의 박동을 조용히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2019년 Lee 외의 손을 거치며 그 존재는 한 시대의 목소리로 다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이 이름은 거대한 시간 속에서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낮고 단단한 서명의 모습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마스트리흐트절의 끝자락, 오늘의 몽골 Omnogov로 이어지는 땅에는 오래된 바람의 결이 켜켜이 눌려 있었습니다. 그 지층의 시간은 72.1 ~ 66 Ma로 흐르며, 생존이 하루하루의 기적으로 전개되던 무대를 조용히 비춥니다. 비로소 우리는 흙의 냄새와 침묵 사이에서, 작은 발걸음 하나가 남긴 온기를 듣게 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고비랍토르 계통이 품은 체형의 철학은, 같은 땅을 살아도 다른 호흡으로 거리를 읽어내려는 선택처럼 그려집니다. 몸의 균형과 움직임의 결은 화려함보다 지속을 택했고, 그리하여 거친 환경 속에서도 자기 리듬을 잃지 않으려 했을 것입니다. 살아남는다는 일은 결국 가장 큰 힘이 아니라, 가장 알맞은 형태를 오래 지켜내는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테리지노사루스 케로니포르미스와 고비랍토르 미누투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Omnogov, 같은 마스트리흐트절의 하늘 아래에는 테리지노사루스 케로니포르미스와 아다사루스 모느고롄시스가 함께 숨 쉬던 장면이 겹쳐집니다. 서로는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체형과 이동 방식의 차이로 길과 타이밍을 나누며 평원을 건넜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그 시대의 긴장은 파괴의 함성보다, 한 발 비켜 서며 균형을 지켜낸 정교한 침묵에 더 가까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전하는 흔적은 PBDB에 단 한 건만 남아 있어, 오히려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페이지처럼 빛납니다. Taxon 381604라는 작은 표식은 끝맺음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문장 앞의 쉼표에 가깝습니다. 여전히 모래 아래 잠든 조각들이 언젠가 모습을 드러낸다면, 고비랍토르 미누투스의 하루는 더 깊고 따뜻한 서사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