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경계에서 달리는 이름, 킨나레미무스 크혼캐넨시스
태국 푸위앙의 오래된 땅결 위로, 킨나레미무스 크혼캐넨시스라는 이름이 조용히 떠오릅니다. 바람보다 먼저 균형을 읽고, 그림자보다 늦게 자취를 남기는 존재였으리라 그려집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비로소 시간의 문턱을 넘으면, 무대는 바레미아절에서 압티아절로 이어지는 긴 숨결로 열립니다. 그 흐름은 129.4 ~ 113 Ma의 깊은 물결이 되어 푸위앙(태국)의 지층을 천천히 적셔 왔습니다. 여전히 그 땅은 한 생명의 걸음을 품은 채, 지나간 계절의 온도를 낮게 울려 줍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그리하여 이 공룡의 몸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이동과 균형을 먼저 살피는 쪽으로 다듬어졌던 모습입니다. 골격의 비율과 무게중심을 운용하는 방식은 생존의 순간마다 다른 답을 고르게 했고, 그 선택이 하루를 내일로 넘겼을 것입니다. 진화는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한 조용한 문법으로 전개됩니다. 킨나레미무스 크혼캐넨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푸위앙의 시간대에는 푸야느고사루스 시린드호르내와 샤모티란누스 이사넨시스가 함께 숨 쉬었습니다. 서로는 한 평원을 두고도 같은 길을 고집하기보다, 걸음의 결을 달리하며 자리를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분류의 결이 달랐던 만큼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도 달라졌고, 어쩌면 그 절묘한 거리 두기가 생태계의 균형을 지켜 주었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름은 2009년 Buffetaut 외 연구진에 의해 세상에 불렸지만, 남겨진 화석은 1건뿐인 희귀한 증언입니다. 그러나 이 적은 흔적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감추어 둔 한 장의 장면처럼 빛납니다. 미래의 발굴이 한 조각 더 문을 열어 준다면, 킨나레미무스의 하루는 지금보다 또렷한 숨결로 돌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