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붉은 평원의 느린 숨결, 푸야느고사루스 시린드호르내. 1994년 Martin 외 연구진이 이 이름을 건넨 뒤, 비로소 푸 위앙의 땅은 오래된 발걸음 하나를 더 선명하게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바레미아절에서 압티아절로 넘어가던 129.4 ~ 113 Ma, 태국의 Phu Wiang과 Khon Kaen, Sahat Sakhan 그리고 그 너머의 지층에는 젖은 열기와 긴 침묵이 번갈아 머물렀습니다. 그리하여 이 거대한 초식의 생은 한 계절이 아니라, 시간의 두께를 등에 진 채 평원을 밀고 나아가는 장면으로 펼쳐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푸야느고사루스 계통의 체형은 빠른 한순간보다 오래 버티는 하루를 향해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골격의 비율과 무게중심을 신중히 다루는 방식은, 거대한 몸이 땅의 저항과 화해하며 살아남는 선택이었음을 조용히 증언합니다. 여전히 그 걸음은 힘의 과시보다 생존의 리듬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푸야느고사루스 시린드호르내,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바레미아절의 Phu Wiang에는 킨나레미무스 크혼캐넨시스와 샤모티란누스 이사넨시스도 함께 숨 쉬었고, 어쩌면 서로의 기척을 먼저 읽으며 동선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때로는 시선이 스치며 평원의 공기가 팽팽해졌겠지만, 끝내는 각자의 설계 철학에 맞는 자리로 물러나 균형을 지켜 냈습니다. 그래서 이 땅의 긴장은 파괴가 아니라 공존을 향한 정교한 조율로 기억됩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열두 번 모습을 드러낸 흔적은 이 공룡을 또렷하게 비추면서도, 아직 말해지지 않은 장면을 깊이 남겨 둡니다. 지층은 가장 중요한 대목을 늘 조금 늦게 건네는 법이니, 미래의 발굴은 이 조용한 거인의 다음 문장을 다시 우리 앞에 열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