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의 바람을 듣는 이름, 루린하노사루스 안투네시
루린하노사우루스 안투네시는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넘어가던 오래된 장면 위에 조용히 서 있는 모습입니다. 1998년 Mateus가 붙인 이 이름은, 한 지역의 흙이 오래 품어 온 호흡을 오늘의 언어로 건네줍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포르투갈 루리냐와 리스보아를 적시던 바람은, 키메리지절의 바다 냄새와 얕은 평원의 먼지를 함께 실어 나르곤 했습니다. 그 풍경의 시계는 155.7 ~ 145 Ma를 천천히 건너며, 하루의 빛과 그림자를 아주 길게 늘여 놓습니다. 비로소 그 지층은 한 생명의 발자취를 접어 두었다가, 먼 훗날 우리 앞에 다시 펼쳐 보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루린하노사우루스 계통의 몸 설계는 한순간의 우연이라기보다, 같은 압력 속에서도 다른 길을 찾으려 한 인내의 문법처럼 전개됩니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은 살아남기 위한 고단한 조율이었고, 어쩌면 매 계절의 지면 변화에 맞춰 움직임을 다시 빚어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형태는 단단한 껍질이 아니라, 시간과 타협하며 계속 고쳐 쓴 생존의 문장으로 남습니다.
키메리지절의 루린하노사루스 안투네시, 공존의 균형
같은 키메리지절의 루리냐 권역에서 토르보사루스 구르네와 루린하노사우루스 안투네시는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서로 다른 동선으로 하루를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토르보사우루스 계통과 루린하노사우루스 계통은 처음부터 체형을 운용하는 철학이 달랐기에, 같은 땅에서도 서 있는 자리의 의미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또한 미라가 로느기콜룸과 마주한 순간들에서도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차이는 충돌보다 비켜 감을 택하게 하며, 평원은 긴장 속 균형으로 유지됩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남아 있는 화석 흔적이 단 두 점이라는 사실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쉽게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증언입니다. 아직 열리지 않은 층위마다 루린하노사우루스 안투네시의 하루가 더 잠들어 있을지 모릅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은 이 조용한 이름의 윤곽을 조금 더 밝히며, 오래된 바람의 결을 우리 곁으로 데려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