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바람을 품은 거인의 이름, 즈비 아트란티쿠스
즈비 아트란티쿠스라는 이름은 포르투갈 로우리냐의 공기를 등에 지고, 아주 먼 밤의 대지를 천천히 건너옵니다. 사라진 시대의 침묵 한가운데서도 이 이름은 아직 식지 않은 체온처럼 오래 맴도는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로우리냐의 지층을 바라보면 젖은 모래와 오래된 햇빛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이어진 155.7 ~ 145 Ma의 긴 흐름 속에서 즈비 아트란티쿠스는 포르투갈의 땅 위를 자신의 호흡으로 지나갔을 것입니다. 비로소 풍경은 돌보다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한 생명의 자취를 드러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즈비라는 갈래로 불린다는 사실은, 이 존재가 몸의 균형과 이동의 리듬을 스스로의 방식으로 다듬어 왔음을 시사합니다. 어쩌면 그 선택은 무작정 앞서 나가기보다 오래 버티기 위한 결심에 가까웠고, 또 어떤 순간에는 방어와 동선의 순서를 섬세하게 바꾸는 생존의 기술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뼈의 윤곽은 차갑게 남았지만 그 안의 시간은 따뜻한 인내로 전개됩니다. 루린하노사루스 안투네시와 즈비 아트란티쿠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키메리지절의 로우리냐 무대에는 루린하노사루스 안투네시와 미라가 로느기콜룸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그려집니다. 서로는 한 땅을 공유했지만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았고, 분류의 결이 다른 만큼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도 달라져 거리를 조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이들의 긴장은 충돌의 소리보다, 서로의 자리를 읽고 비켜 가는 정교한 균형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남아 있는 흔적이 단 한 건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드물게 허락한 희귀한 증언입니다. 2014년에 이름이 세상에 불린 뒤에도 로우리냐의 층리는 아직 많은 장면을 접어 둔 채 침묵하고, Taxon 294728이라는 표식 너머로 더 깊은 이야기를 예고합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손길이 닿는 날, 이 조용한 여백은 새로운 숨결로 깨어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