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돋은 새벽의 맹세, 페고마스탁스 아프리카누스
페고마스탁스 아프리카누스는 헤탕절의 바람 속에서 자기만의 생존 문장을 써 내려간 존재입니다. 같은 땅의 숨결을 나누면서도 결코 같은 길을 걷지 않았고, 그래서 그 이름은 오래 잔향으로 남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쥐라기의 문턱이 막 열리던 헤탕절, 오늘의 남아프리카공화국 허셜 일대에는 젖은 흙냄새와 긴 그림자가 하루를 밀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201.3 ~ 199.3 Ma의 시간은 짧아 보이지만, 생명에게는 한 번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는 충분한 계절로 전개됩니다. 그리하여 페고마스탁스의 발걸음도 그 오래된 대지 위에서 조심스럽고 또 단단하게 이어졌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페고마스탁스의 몸은 달아나야 할 순간과 버텨야 할 순간을 함께 품도록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같은 헤탕절의 생명들 사이에서도 분류의 결이 달랐기에,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 또한 서로 다른 리듬으로 자라났습니다. 어쩌면 그 차이는 힘의 크기보다, 언제 물러서고 언제 남을지 아는 감각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릅니다. 페고마스탁스 아프리카누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허셜의 평원에서 헤테로돈토사우루스 툭키와 스토르므베르갸 다느게르쇠키가 곁을 스칠 때, 그 장면은 충돌보다 간격의 조율에 가까웠습니다. 헤테로돈토사우루스와는 이동과 방어의 결이 달라 동선이 자연스레 갈라졌고, 스토르므베르갸와는 체형의 틀과 거리 운영 방식이 달라 마주침이 짧고 섬세하게 흘렀습니다. 비로소 이 땅의 공존은 이기고 지는 대결이 아니라, 서로의 자리를 알아보고 비켜서는 오래된 예의로 그려집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구가 남긴 페고마스탁스의 흔적은 1건뿐이지만, 이 희소함은 부족함이 아니라 시간의 금빛 봉인처럼 다가옵니다. 2012년 세레노가 그 이름을 세상에 건넨 뒤에도, 봉인은 쉽게 열리지 않은 채 다음 발견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잠든 지층의 침묵이 한 겹 더 열리는 날, 우리는 이 작은 존재가 감추어 둔 생존의 장면을 더 또렷하게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