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바람이 닿은 암층의 순례자, 마스소스폰디루스 카래. 마스소스폰디루스 카래라는 호명은 2009년 Barrett의 손끝에서 태어났고, 오래된 대지의 호흡을 오늘로 건네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Herschel의 지층은 헤탕절에서 시네무르절, 201.3 ~ 190.8 Ma의 시간을 눌러 담은 채 천천히 빛을 올립니다. 먼지와 습기가 번갈아 스치던 그 평원에서, 이 공룡의 하루는 서두르지 않는 걸음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걸음마다, 막 시작된 쥐라기의 공기가 낮게 흔들렸을 것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같은 마소스폰딜루스 계통이 공유한 골격의 틀은, 단단한 규칙이라기보다 오래 버티기 위해 다듬어진 생활의 문법에 가까웠습니다. 비슷한 틀 안에서도 체급과 먹이의 선택, 이동의 결은 조금씩 갈라지며 각자의 생을 지켜 냈던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마스소스폰디루스 카래의 몸은 화려함보다 지속을 택한, 조용한 적응의 문장으로 남습니다. 마스소스폰디루스 카리나투스와 마스소스폰디루스 카래,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시기 같은 권역의 땅에는 헤테로돈토사루스 툭키가 있었고, 서로는 상대를 밀어내기보다 동선을 비껴 가며 하루를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가까운 친족인 마스소스폰디루스 카리나투스 또한 남아프리카와 인접 권역에 흔적을 남기며, 닮은 뼈대 위에서 다른 생활 리듬을 펼쳐 보입니다. 여전히 이 평원은 경쟁의 함성보다, 자리와 시간대를 세심하게 조율한 공존의 긴장으로 기억됩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이름을 붙잡아 준 흔적이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그래서 마스소스폰디루스 카래를 둘러싼 침묵은 끝이 아니라, 다음 발굴이 조심스레 열어 줄 예고편에 가깝습니다. 아직 말해지지 않은 조각들이 깨어나는 날, 이 서사는 더 깊고 따뜻한 숨으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