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평원의 잠행자, 픽노네모사루스 네베시
픽노네모사루스 네베시는 남아메리카의 깊은 숨결 사이에서 천천히 떠오르는 이름입니다. 2002년 켈너와 캄포스가 붙인 이 이름은, 늦은 백악기의 끝자락을 두드리는 낮은 북소리처럼 오래 남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브라질 마투그로수의 지층에 바람이 스치면,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진 83.5 ~ 66 Ma의 시간이 비로소 열립니다. 그곳의 풍경은 뜨거운 숨과 긴 침묵이 번갈아 흐르던 무대였고, 이 존재는 그 무게를 온몸으로 건너던 실루엣으로 그려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피코네모사우루스 계통이라는 출발점은 같은 압력 앞에서도 다른 해법을 택하게 했고, 그리하여 몸의 비율과 움직임은 먹이와 위험 사이에서 다듬어진 선택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걸음 하나하나는 힘을 아끼고 기회를 붙잡기 위한 오래된 문법이었고, 생존은 형태를 넘어 습성과 리듬으로 완성됩니다. 아다만티사루스 메즈자리래와 픽노네모사루스 네베시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시기 같은 권역에서 아다만티사루스 메즈자리래와 아로사루스 막시무스의 그림자가 겹쳐질 때, 평원은 정면 충돌보다 간격의 기술로 하루를 이어 갔을 것입니다. 기본 체형과 방어 구조, 그리고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이 서로 달랐기에, 이들은 한 물가를 번갈아 지나고 한 동선을 비켜 쓰며 긴장을 질서로 바꾸는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에게 닿은 화석 흔적은 단 한 번의 조우로 남아, 지구 역사가 쉽게 허락하지 않은 희귀한 목소리로 울립니다. 여전히 지층의 어둠 속에는 더 많은 장면이 접혀 있으며, 미래의 발굴이 그 조용한 페이지를 한 줄씩 밝혀 낼 때 이 이름의 서사는 더 깊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