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바람을 등에 진 순례자, 크에텍사루스 루스코니
그 이름은 아르헨티나의 오래된 대지에 길게 눕는 숨결처럼, 느리지만 단단한 생존의 박동을 들려줍니다. 투로니아절에서 코니아시안절로 넘어가는 시간의 결을 따라, 이 존재의 발자국은 오늘도 상상 속 평원을 조용히 건너는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Malargue의 지층을 스치는 바람은 93.5 ~ 89.3 Ma의 무게를 품은 채, 낮게 가라앉은 햇빛과 먼지의 냄새를 눈앞에 펼쳐 보입니다. 투로니아절의 한복판에서 시작된 그의 여정은 코니아시안절의 문턱까지 이어지며, 한 시대가 다른 시대로 천천히 기울어 가는 장면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크에텍사루스의 몸틀과 보폭은 한순간의 속도보다 오래 버티는 리듬을 택한 듯 보이며, 거친 환경 압력을 견디기 위한 고단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진화는 화려한 과시보다 지속의 기술을 건네고, 살아남는 하루하루를 길게 잇는 문장으로 그를 빚어냈습니다.
크에텍사루스 루스코니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시기 같은 권역에서 이름을 남긴 메가랍토르 나문훅이와는, 체형의 짜임과 거리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 서로의 동선을 세심히 비켜 갔을 모습입니다. 아나비세탸 살디비와도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가 다르게 짜여, 하나의 평원을 나누면서도 각자의 시간표를 지키는 조용한 균형이 이어졌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에게 닿은 흔적이 단 하나라는 사실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쉽게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초상입니다. 2014년 González Riga와 Ortiz David가 이 이름을 세상에 올린 뒤에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Malargue의 더 깊은 층에서 다음 장면이 깨어날 날을 여전히 기다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