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섬 황혼의 거목, 라페토사루스 크라세
라페토사우루스 크라세라는 이름은, 시대의 끝자락에서도 삶의 박동을 늦추지 않던 거대한 숨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마다가스카르 마하장가에서 건너온 이 존재는, 사라져 가는 세계의 마지막 빛을 등에 지고 서 있던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마스트리흐트절의 긴 저녁, 72.1 ~ 66 Ma의 바람이 평원을 훑고 지나가면 마하장가의 지층은 오래된 더위와 먼지의 냄새를 천천히 풀어냅니다. 그리하여 라페토사우루스는 숲과 빈터의 경계를 느린 리듬으로 건너며, 시간의 무게를 몸으로 받아내는 하루를 이어 갔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이들의 몸은 단순히 큰 덩치가 아니라,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버팀의 방향으로 다듬어 낸 긴 선택의 결과로 그려집니다. 비로소 그 선택은 급한 질주보다 안정된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넓은 식생을 오래 따라가며 생을 잇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마스트리흐트절의 라페토사루스 크라세, 공존의 균형
같은 마하장가의 같은 시대에는 마샤카사루스 크놉프레리와 바히니 데페레티도 각자의 리듬으로 땅을 건넜습니다. 라페토사우루스가 무게의 안정으로 평원을 누빌 때, 이웃들은 서로 다른 몸의 문법으로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세우며 조용히 길을 나누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같은 압력 아래에서도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가는 일이, 그 황혼의 생태계를 지탱한 가장 정교한 약속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화석은 2건, 그래서 이 존재는 드문 흔적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조심스레 남겨 둔 희귀한 증언으로 빛납니다. 2001년 Curry Rogers와 Forster가 이름을 붙인 뒤에도, 라페토사우루스의 하루는 아직 절반쯤만 열린 채 지층 속에 고요히 누워 있습니다. 여전히 마하장가의 흙 아래에는 다음 문장을 건넬 뼈의 속삭임이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이 그 침묵을 다시 호흡하게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