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이름
비단 안개를 가르는 발걸음, 세리코르니스 수느게. 우리가 세리코르니스 수느게라 부르는 이 이름은, 늦은 쥐라기의 공기를 조용히 흔드는 한 줄기 숨처럼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오늘의 중국 Jianchang 땅을 덮던 옥스퍼드절, 시간은 163.5 ~ 157.3 Ma의 긴 파도를 밀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호수와 숲의 경계가 젖은 바람으로 엮이던 그때, 지층은 가벼운 발자국 하나를 오래 품어 지금의 우리 앞에 펼쳐 보입니다. 그래서 이 장면은 연대의 표기를 넘어, 살아남기 위해 하루를 건너던 생명의 체온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세리코르니스의 체형 프레임은 거대한 힘의 과시보다, 공간을 읽고 간격을 조절하는 생존의 문법으로 그려집니다. 어쩌면 그 몸의 균형은 한 번의 돌진보다 여러 번의 회피를 택하게 했고, 그리하여 작은 선택들이 긴 계절을 버티게 했습니다. 진화는 언제나 완성형을 약속하지 않지만, 이 갈래가 남긴 형상에는 살아 있으려는 인내가 배어 있습니다. 쿵키느고사루스 쟝벤시스와 세리코르니스 수느게,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옥스퍼드절의 권역에서 쿵키느고사루스 쟝벤시스와 리무사루스 이넥스트리카비리스도 각자의 길을 펼쳤습니다. 하나는 다른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영 방식으로 동선을 벌렸고, 다른 하나는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달리 세우며 같은 바람을 나눴습니다.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서로의 자리를 살짝 비켜 서는 장면, 그 정교한 간격 덕분에 평원은 더 오래 숨을 이어갔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남겨진 화석 흔적이 단 한 점이라는 사실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서명에 가깝습니다. 이름을 세상에 건넨 것은 2017년 Lefèvre 외의 손길이었고, 그 이후로도 Jianchang의 층위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이 조용히 잠들어 있습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삽끝이 닿는 순간, 세리코르니스 수느게의 하루는 더 길고 또렷한 서사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