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분지에 남은 숨결, 테르미노카부스 세레
테르미노카부스 세레라는 이름은, 시대의 끝자락을 건너온 한 생의 울림처럼 들립니다. Fowler와 Freedman Fowler가 2020년에 붙인 학명은, 늦은 백악기의 바람 속에서 비로소 또렷해집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미국 뉴멕시코의 붉은 땅을 따라가면,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5 ~ 70.6 Ma의 시간이 천천히 펼쳐집니다. 그리하여 그 지층은 한순간의 사건이 아니라, 오래 눌린 계절과 침묵이 겹쳐진 무대였음을 들려줍니다. 여전히 그 땅은 사라진 발걸음의 무게를 조용히 품고 있는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테르미노카부스라는 계통의 몸은 화려함보다 버텨내는 질서를 택한 듯,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상황에 맞게 조율해 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그 선택은 빠른 승부가 아니라 긴 계절을 견디기 위한 느린 결심이었고, 그래서 형태 하나하나가 생존의 문장으로 읽힙니다. 살아남는 일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으며, 이 공룡의 실루엣도 그런 고단한 선택 끝에 전개됩니다.
테르미노카부스 세레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뉴멕시코의 같은 시기에는 비스타혜베르소르 세레와 사로르니토레스테스 랑스토니도 각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서로는 정면으로 소모하기보다 지형과 시간대를 나누며, 한 발씩 비켜 가는 방식으로 평원을 공유했을 장면이 그려집니다. 분류의 뿌리가 다른 만큼 기본 체형과 방어의 출발점도 달랐고, 그 차이는 한 생태계를 오래 지탱한 균형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름을 남긴 흔적이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어렵게 건넨 희귀한 증언입니다. 그래서 테르미노카부스 세레는 완결된 초상이 아니라, 아직 덮이지 않은 장면을 품은 채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미래의 발굴이 또 다른 조각을 건네는 날, 이 조용한 여백은 더 깊은 이야기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