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숨결로 평원을 지킨 이름, 투쟈느고사루스 물티스피누스
투쟈느고사루스 물티스피누스라는 호명은, 아주 먼 침묵을 지나 오늘의 귀에 닿는 낮고 깊은 파문입니다. 1977년 Dong 외가 붙인 그 이름은, 사라진 생명이 다시 시간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문을 조용히 열어 주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이어지는 157.3 ~ 145 Ma의 대지 위로, 중국 Zigong의 계절은 길고 무겁게 흘렀습니다. 비로소 그 땅의 지층은 한 존재의 발자국 같은 체온을 품고, 느린 시간의 결을 우리 앞에 펼쳐 보입니다. 여전히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그 바람이 스쳤을 평원의 결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투오지앙고사우루스 계통의 몸과 방어 구조는 처음부터 다른 길을 택한 생존의 문장으로 읽힙니다. 그리하여 단단한 체형의 윤곽은 위협을 과시하기보다 하루를 건너기 위한 인내의 자세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형태 하나하나는 싸움의 선언이 아니라, 끝내 살아남으려는 조용한 결심의 모습입니다. 다노사루스 즈하느기와 투쟈느고사루스 물티스피누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Zigong의 같은 시기에는 다노사루스 즈하느기와 마멘키사루스 이느기도 저마다의 보폭으로 평원을 지나갔습니다. 서로는 정면으로 모든 것을 겨루기보다, 체형과 방어의 출발점이 다른 만큼 먹이와 동선을 나누며 거리를 빚어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그 풍경은 충돌의 소음보다, 같은 하늘 아래 자리를 조율하던 긴장과 균형으로 기억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전하는 화석은 단 한 건만 모습을 드러내며, 오히려 지구 역사가 남긴 희귀한 증거로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Taxon 54854라는 차가운 번호 뒤편에도, 아직 다 말해지지 않은 체온과 계절의 결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 발굴의 삽끝이 닿는 순간, 이 조용한 여백은 다시 한 번 살아 있는 서사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