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숨결을 품은 순례자, 아칸토리판 곤자레지
아칸토리판 곤자레지는 캄파니아절의 바람을 등에 지고 평원을 건너던 이름입니다. Rivera-Sylva 외 연구진이 2018년에 붙인 이 학명은, 늦은 백악기의 조용한 긴장을 오늘까지 떨림처럼 전해 줍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층이 한 겹씩 숨을 고르면, 멕시코 코아우일라의 땅에서는 오래된 먼지 냄새와 젖은 흙의 온기가 함께 떠오릅니다. 그 시간은 83.6 ~ 72.1 Ma로 이어지며, 캄파니아절의 하늘 아래 계절과 먹이의 흐름이 느리게 전개됩니다. 아칸토리판은 그 풍경 한가운데서, 서두르지 않되 멈추지도 않는 걸음으로 생을 이어간 모습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이 공룡을 둘러싼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은, 힘을 어디에 남기고 어디서 아낄지 고심한 몸의 문법처럼 그려집니다. 비로소 뼈의 선택은 형태가 아니라 하루를 버티는 방식이 되고, 그리하여 작은 균형 하나가 다음 계절로 건너가는 다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콰휘라케라톱스 막나퀘르나와 아칸토리판 곤자레지가 나눈 공존의 거리 코아우일라의 같은 시공에서 콰휘라케라톱스 막나퀘르나와 라티리누스 윋스트라니 또한 저마다의 리듬으로 길을 그었습니다. 서로는 정면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먹이와 동선을 나누며, 가까이 스치고도 한 걸음씩 비켜 가는 질서를 세웠을지 모릅니다. 같은 압력 아래에서도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 운용이 달랐기에, 한 평원 안의 선택지는 더 풍부하게 갈라졌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아칸토리판 곤자레지에게 남은 흔적은 단 한 건, 그래서 오히려 지구의 기억이 아무에게나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장면처럼 빛납니다. 여전히 빈칸은 침묵이 아니라 예고이며, 다음 발굴의 손끝이 닿는 순간 이 이름의 숨결은 더 길고 따뜻하게 이어질 것입니다.
